뒤늦은 퇴사일기 (상)
2019년에 인스타그램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사직서 이 년의 회사생활, 반 년의 여행, 그 후로 일 년이 지난 오늘. 그동안 적어놨던 기록들을 조금씩 남겨보려 한다. 신입사원 연수 사진 별의별 문의 중 하나 퇴사에 이런 저런 이유는 많았다. 짧디 짧은 주말과 휴가만을 바라보고 사는 삶,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적인 일에서의 스트레스, 수직적이고 고여버린 집단에서 느끼는 무력감 등. 주된 이유는 회사에 계속 남는다면 나중에 분명히 후회할거라는 것. 딱히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퇴사 후 아픈 곳이 말끔히 사라졌다! 저녁 11시의 회사 누군가에겐 힘들게 들어간 좋은 회사. 누군가에겐 그깟 회사. 똑같은 월급쟁이. 부모님의 자랑. 한 때 나의 자랑. 이제는 좋은 추억. 행복해질 용기 어려운 시기에 퇴사를 하는 나를 보고 용감하다고 했다.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일 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저 글귀는 모니터 옆 파티션에 붙어있었고, 퇴사를 하던 날 누군가에게 주고 나왔다. 저걸 사내 잡지에서 오렸다는 사실은 아이러니. 호기심에 승무원 지원 개발자 지원 막다른 길 지금은 추억의 일부이지만 당시엔 회사가 너무 싫었다. 현재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자 마음먹어도 쉽지 않았고, 회사에 앉아있는 당시 나의 현재를 사랑하기 힘들었다. 남들처럼 이직할 시도도 해봤지만 잘 풀리진 않았다. 승무원 지원도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다. 면접보고 와서 콩나물국밥 양복쟁이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리 된 내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며 뿌듯하기도 했더랬다. 단정히 맨 넥타이와 정돈된 차림에서 오는 기분 좋은 긴장감. 그치만 언제부턴가 내 업무에 거추장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벨트를 안하고 다닌다고 몇 번인지 잔소리를 들을 무렵, 목을 죄는 타이가 한없이 답답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와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기회비용 퇴사는 비쌌다. 백수가 되는 퇴사라서 더욱더 그랬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았고, 통장 잔고와 함께 당찼던 그 ...